| 기획의도 |
이 시나리오를 몇 장의 시놉시스로 옮기는 것은 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이렇게 썼다가 지우고, 또 다른 식으로 썼다가 이건 아닌 것 같고 해서... 그냥 아주 간단하게 한 남자가 아버지의 급작스런 죽음, 그리고 여자친구와 실연을 겪으면서 인생의 목적을 상실했다가 우연히 찾은 탁구장에서 새로운 희망과 사랑을 얻게 되는 얘기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정리하니 정말 이 영화의 매력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간단하다.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하려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의 매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매력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수도 없이 나에게 해 보았다. 사람들은 스포츠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비유한다. 아마도 경기가 지속되는 짧은 시간동안에 희노애락이 들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탁구란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상대방을 강스매싱으로 매몰차게 대하기도 하고, 때로는 커트로 상대방을 속이기도 한다. 상대방의 드라이브에 맞드라이브로 응할수도 있고, 혹은 넘기기에 급급해 끌려다니기도 한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탁구란 스포츠도 인생과 닮아있다. 탁구의 생명인 중심 즉 밸런스 조절과 템포 조절은 탁구에서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필요한 기술들이다. 레슨을 통해 탁구 기술을 익히면서 어느덧 주인공은 인생의 기술들도 습득한다.내가 탁구를 좋아하게 된 것은 1986녀 아시안 게임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거뒀던 유남규, 그리고 김완, 김기택 같은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했었고, 여자 또한 현정화, 양영자가 최고의 기량을 펼침으로서 이후 88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최강의 중국선수들을 물리치곤 했다. 이 무렵 탁구장은 당구장 수를 능가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이했었고, 데이트를 탁구장에서 할 정도로 젊음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로서는 아득한 추억들이다. 그때의 친구들은 이미 탁구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어버렸고, 탁구장에 가볼까 하는 나의 제안에 뚱딴지 없는 소리로 치부해버릴만큼 낯설다. 하지만 아직도 탁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호회를 만들면서 열심히 즐탁(즐겁게 탁구)하고 있고, 생활체육에서 가장 많은 회원이 등록돼 있는 종목이 탁구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본격 탁구 영화는 아니다. 청춘물로 상징되는 일본만화 <핑퐁>이나 학원명랑코믹만화 <이나중 탁구부>같은 내용은 더더욱 아니다. 탁구는 내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30대에 들어선 나와 같은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이면서 동시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매개체로 사용되었다. 비록 소박한 주인공의 꿈이긴 하지만, 탁구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과 시나브로 이뤄지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
이 <핑퐁>를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사람에게 바치고 싶다. |
| 시놉시스 |
사랑은 탁구 같은 거야, 탁구공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 한눈팔지 마, 방심하지마... 놓친 탁구공을 다시 칠 수 없듯이 가버린 사랑도 다시 잡을 수가 없어....
한순간에 사랑하던 것들이 떠나간다. 자취방에 오셔서는 된장찌개까지 끓여주시던 자상한 아버지도, 발등에 올라서는 춤을 추며 평생 떨어지지 않겠다던 여자친구마저도...
그리고 이 남자 좌절한다. 다시 그는 일어설수 있을까?
탁구, 그래. 한때 유남규 현정화 88올림픽때 금메달 따고 그랬을때... 그 때 엄청 유행했었지. 근데 아직도 탁구를 치는 사람이 있어?
아버지의 유품 중 낡은 탁구라켓 하나를 발견한 광일. 그 라켓을 무심히 바라보다 우연히 동네 탁구 교실에 등록한다. 주위 사람들이 탁구를 왜 치냐며 의아해 하지만 탁구장은 마치 다른 세상처럼 치열하고 열기가 가득하다. 오로지 탁구를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들. 탁구장 안에서는 그들이 사회에서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지 중요치 않다. 거기서 묘한 매력을 느끼는 광일. 자연스럽게 탁구에 열중하게 되면서 생의 의미를 하나하나 다시 찾아가는 광일. 그런 모습의 광일에게 레슨을 하는 여코치는 뭔가 모를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데...
탁구, 그리고 사랑...
탁구클럽 회원 중 여코치를 짝사랑하던 세욱은 광일이 여코치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질투하던 중 광일에게 결투의 의미로 탁구경기를 제안하고 그 경기에서 광일은 이변을 일으키며 탁구클럽의 에이스 중 하나의 세욱을 이기고 만다. 결국 전국 생활체육 탁구 대회에 세욱을 대신해 참가하게 되는 광일. 여코치는 짧은 시간동안 광일에게 특훈을 실시하고, 광일은 어느덧 탁구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인생과 사랑에 대해서도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사랑이란 어쩌면 추억의 쓰레가 더미인줄도 몰라. 그 안에 갇혀 헤어나오기 힘들니까..
대회를 일주일 남기고 광일에게 다시 돌아온 그녀. 차마 그녀를 거부할 수 없었던 광일은 대회를 포기한채, 그리고 탁구를 포기한 채, 그리고 시작하는 사랑까지 포기한 채 그녀에게 돌아가려 한다. 버리기엔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그녀와의 추억들이 있었기에.... 하지만 그에게 탁구란 무엇이었을까? 그저 어려운 시기에 하나의 취미거리? 킬링타임용 오락? 광일은 대회를 하루 앞둔 순간, 이런 질문에 휩싸여 괴로워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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